현생이 너무 바쁘고 힘들다는 이유로 포스팅을 게을리 하는 주인장을 질책하지 않고 기다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무튼 지금이라도 정신 차리고 새로운 정보를 포스팅 하도록 하겠습니다.
(내용 설명 부분은 다시 '하다'체로 쓰겠슴 )
우리 항해의 다음 기항지는 이탈리아의 아름다운 항구 리보르노 였다. 이 항구에서 다녀 올 수 있는 도시는 '피사'와
'피렌체' 였다.
당연히 나의 선택은 피렌체 일 수 밖에 없었다. 90년대 읽었던 일본소설 '냉정과 열정사이'의 배경이기도 했고 예전에 항공사 근무 할 때에도 이상하게 피렌체 일정은 짧아서 기껏해야 두오모 정도 보고 와야 했었다.
배가 정박하기전에 모든 정보를 동원해 한국인 미학 교수가 진행하는 '우피치 미술관 관광' 코스를 예약 하고 기차표 또한 왕복으로 예약을했다.
리보르노 항구에서 피렌체 까지 기차로 약 1시간30분 정도의 거리였다.
서울에 거주 하는 사람들은 충분히 공감 하겠지만 이동거리 1시간 30분은 아주 무난한 코스라 할 수 있다.
더군다나 '기차' 아닌가? - 충분히 가능한 시간이라 생각 하고 마음도 가볍게 리보르노 중앙역으로 향했다.
달리는 기차에서 차창 너머의 풍경들을 보며 한가롭게 앉아 있는데, 갑작스런 방송이 나오기 시작했다.
이런,,,영어도 아닌 이탈리아어로 나오는 방송이라니...게다가 갑자기 열차가 어느역에 정차 하더니 모든 승객들이
내리기 시작했다.
당황한 나머지 지나가는 여성분을 붙잡고 물어보니 더듬 거리는 영어로 내려서 갈아타야 한다고 했다.
이게 무슨 날벼락!!! 내가 구입한 티켓은 우리나라로 치면 KTX 티켓인데 도착역 전에 내려서 갈아 타라구?
어디에다 물어보거나 항의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어서 사람들의 무리에 섞여 열차에서 내려 다른 플랫폼을 향해 걸어 가기 시작했다. 한참을 지하로 걷고 또 걸어서 다시 열차에 탑승하니 먼저 타고온 열차보다 아래 등급의 객차였다.
상황에 대해 이해 할 수 없는 것은 그렇다 치고 문제는 우리가 만나기로 한 가이드와의 약속시간이 촉박해 지고 있었다.
가이드에게 카톡을 보냈지만 무슨 상황인지 대답이 늦게 오고 있었고, 의사소통이 원할 하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선 최대한 시간에 맞게 가는게 정석인데. 이미 열차로 인해 30분가량 시간을 버렸고 역에 도착해서 광장을
가로 질러 뛰면서 가이드와 통화 시도를 했지만 서로 엇갈리는 상황이 계속되었다.
결국 이 고생을 하고 또 '우피치 미술관'은 입장 할 수 없었다.
뜨거운 햇빛에 등과 얼굴은 땀 범벅이 되었고 이해 할 수 없는 이탈리아 교통 환경과 답답한 가이드로 인해 화가
머리 끝까지 차 올랐지만, 어렵게 온 여행이니 남은 시간도 날릴 수 는 없었다,
광장을 한바퀴 돌면서 오랜만에 다비드도 만나서 인사하고 포세이돈도 보고 마음을 좀 안정시키려고 애를 썼다.
진정에는 맛있는 음식이 직효가 있기에 광장에서 가장 맛있어 보이는 카페로 가서 자리를 잡았다.
가지가 들어간 페퍼로니 피자와 탄산수를 마시면서 마음과 머리를 진정 시키고 남은 시간 동안 할 수 있는 최선을
궁리 했다.
배를 채우고 화도 가라앉아서 슬슬 두오모 근처 '조토의 종탑' 부근으로 이동해 봤지만, 역시나 휴일의 피렌체에서
예약없이 들어 갈 수 있는 성당은 한곳도 없었다.
그래서 생각 해 낸 성당이 ' 산타마리아노벨라 성당' 이었다. 성당 자체 보다는 성당 옆에있는 '산타마리아노벨라 -향수'
가게를 가기 위해 이동을 했다.
출입구가 작아서 그냥 지나 칠 뻔 했는데 특유의 향이 진하게 풍겨서 안을 들여다 보니 이곳이 샵의 입구였다.
꽃들이 가득한 입구는 모든 관광객들에겐 포토존이었지만, 땀으로 범벅이 된 필자는 과감하게 패스~
안으로 들어서자 익숙한 향부터 한국에서 맡지 못했던 새로운 제품들의 향까지 너무도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었다
향수를 하나 고르고 양가 어머니들께 향수로 만든 왁스 ( 옷장이나 벽에 걸어두면 디퓨저 역할을 함) 를 구매하고 다시
광장을 가로 질러 기차역으로 왔다.
리보르노 항구로 돌아가는 기차는 다행히 중간에 서는 일 없이 리보르노 역에 정차했다.
역앞에서 우연히 같은 배에 탑승하고 있는 캐나다 부부를 만나서 항구로 가는 택시를 같이 쉐어 하게 되었다.
그 부부는 피사에 다녀 오는 길이라고 했다. 내가 열차 지연과 환승등에 대해 이야기를 하니 본인들도 이전에
이탈리아에 왔을때 겪었다며 이곳에선 그런 일이 일상다반사 라고 이야기를 해 주었다.
아쉬운 '우피치 미술관'은 다음에 꼭 다시 시간을 내서 꼼꼼하게 관람 하겠다는 스스로에 대한 약속을 만들며
리보르노 항구를 출발 했다.
이제 다음 목적지는 우리의 크루즈의 마지막 기항지 - 출발이자 도착지인 로마 '치비타베키아' 항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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