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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계발/동기부여

인간이 가진 그 유한성에 대하여 ( 부제 : 아버지를 그리워하며 )

by Atom 선생 2023. 4. 1.

나의 아버지께서는 83세의 일기로 지난 3월 17일 우리곁을 떠나셨다. 

위 사진은 아버지가 한참 군인으로 활동하시던 30대 초반의 모습일 거라 생각된다. 어머니와 아버지의 젊은 시절이 두 분에겐 불과 얼마전 일인듯 하실 거 같다. 

나 또한 내나이 벌써 50대 초반이지만 30대, 40대 심지어 10대, 20대 시절 조차 며칠 전 일인듯 생생 하게 느껴진다.

 

이렇게 인간의 삶이 유한하다 못해 너무도 짧은데, 우리는 너무도 답답한 하루하루를 살고 있다.

 

과연 우리는 자신의 삶에서 주인으로 살고 있는가?

 

아버지께서는 지난해 101월 폐암 4기 선고를 받으시고 처음엔 부정과 절망을 하셨지만 자신의 삶은 자신의 것이란 믿음으로 강한 투병의 의지를 보이셨다. 하지만 체력적 바탕이 따라 주지 못하는 순간이 오자 스스로의 인간적 존엄이 파괴 된다 생각 하시고 나에게 하신 첫 질문은 ' 내가 의식을 잃었었냐? 나는 이렇게 의사들이 시키는대로 싸라면 싸고 먹으라면 먹으면서 살 순 없다, 이건 사는게 아니다 ' - 이런 말씀을 하시고 불과 10여일 만에 세상과 작별을 하셨다,

 

아버지는 자신의 삶이 온전히 자신이 주인이길 바라셨기 때문이다.

 

여기서 우리는 ‘주인’이라는 단어의 개념부터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주인은 사전적으로는 “대상이나 물건 따위를 소유한 사람”으로 정의된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내 삶의 주인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결국 나 스스로 온전히 내 삶을 소유한다는 것이 될 것이다.

이것은 모든 면에서 주체적인 삶을 산다는 것과 동등한 의미로 해석 될 수도 있겠다.

주체적 삶을 위해 반드시 선행되어야 하는 작업이 있다. 그것은 바로 나 자신에 대해 아는 것이다. 고대 철학자인 소크라테스가 역설했던 ‘너 자신을 알라’라는 말은 수많은 시대를 관통하는, 그리고 누구에게나 해당되는 말이지만 과연 우리는 우리들 자신에 대해 무엇을, 얼마나 알고 있을까?

 

나 자신에 대해 모르고서는 내 삶의 주인이 된다는 것은 요원한 일이다. 그러면 어떻게 하면 나에 대해 알 수 있을까?

 

그것은 내가 나를 모른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한다. 내가 나 자신을 모른다는 것을 인정하고 나면 나를 객관화할 수 있으며 비로소 나 자신을 온전히 이해하기 위한 준비가 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서 ‘나’란 나의 육체, 정신, 행동양식, 내가 가진 꿈, 재능 등을 모두 포함한다. 나의 삶이란 이 모든 것이 모여 구성된 것이다. 나를 이루는 이들 구성요소와 진지한 대화를 하다 보면 그동안 전혀 모르고 있었던 나를 발견하는 희열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나를 알아가는 작업을 끊임없이 해 나가는 사람에게는 내 삶의 주인이 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

 

그렇다면 어떻게 ‘나’를 이해하고 주체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을 것인가? 그것은 다음의 3가지 방법으로 생각해 볼 수 있다.

 

첫째, 삶의 유한성에 대해 인식할 필요가 있다. 이 세상에서 펼쳐나가는 내 삶은 분명 시간적인 한계를 지니고 있다. 이것을 깊이 알아차린다면 허황된 욕심의 노예로 시간을 낭비하게 나를 내버려 두지는 않을 것이다. 그리고 순간 순간의 변화성을 알고 있음으로 삶의 좌절의 늪에서도 빨리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둘째는 인간인 나의 한계를 인정하는 것이다. 완전하지 못한 존재로서의 나를 인정하게 되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많은 이들이 불행한 삶을 사는 많은 이유 중의 하나가 스스로든 , 타의에 의해서든 완벽한 삶을 살고자 하는데 있다. 오히려 불완전한 나를 인정하고 보듬어 안을 수 있다면 타인과 세상에 대한 시선도 너그럽게 될 것이다.

 

셋째는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나를 알아가는 것이다. ‘나’라는 존재도 인간인 이상 여러 사람들 사이에 있을 때 진정한 존재의 가치를 가지는 것이다.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나의 역할과 거기에 맞는 의무 등을 충실히 이행해 나가고 타인의 시선으로 나를 바라보는 객관화의 시도를 계속해 나간다면 이것이 도리어 나를 아는 지름길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내 삶의 주인’이 된다는 것은 삶의 유한성, 인간의 한계성, 인간의 관계성을 바탕으로 나를 아는 것에서 출발한다. ‘나’를 잘 이해했을 때 나에게 맞는 삶의 방향, 그리고 매 순간 적절한 판단과 선택을 하게 될 것이며,

이것이 바로 내가 원하는 삶, 곧 주체적인 삶으로 안내할 것이다.

 

나를 알아야 남은 삶의 시간들을 나에게 맞게 로드맵을 잘 구성해서 살아 갈 수 있다.

 

밀려오는 파도를 거스르며 살아 가며 시간을 낭비 하지 말고 파도에 나를 올려서 내가 가고자 하는 방향으로 순조롭게 나아가는 삶이 가장 이상 적인 삶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아버지가 나에게 보여주신 삶의 모습도 하나의 중요한 학습이 되었다. 

평범한 직장인.성실한 가장 - 하지만 본인이 정말 행복하게 자신이 하고 싶었던 삶을 살았다고는 말할 수 없다.

 

나는 내 아이들에게 먼 미래 좀 더 다른 인생의 모습을 보여 주고자 이렇게 글을 쓰고 있다.

 

그렇다고 아버지의 삶을 비난 하는 것은 아니다. 그 시간에 항상 최선을 다하셨고 최선의 선택을 하셨다는 것을 알고 있다.

 

 

지금 이 시간에도 난 아버지를 그리워 한다. 그리고 인간의 짧은 삶을 생각하며 내일의 플랜을 작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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