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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리뷰

서울에서 불고기 잘하는 집

by Atom 선생 2023. 4. 6.

불고기란 굉장히 흔한 음식이고 집에서도 어렵지 않게 할 수 있는 음식이지만 한편으론 그 적절한 맛을 잡기가 힘든 음식이기도 하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서울식 불고기는 노란색 황동 불고기 그릴에 국물도 자박자박하게 담겨 있어야 하고 달달함과 조금은 밍밍한 맛이 섞인 담백한 맛이 나야 하는 것이다.
다른 지방의 불고기들은 양념도 더 강하고 굽기도 바싹한 상태를 선호 하지만 대체로 서울식 불고기는 밥을 비벼서 먹을때 가장 맛있는 상태여야 한다.
대표적으로 필자가 좋아하는 서울식불고기는 '우래옥'불고기 이다. 하지만 가격이 사악하여 한참 잘먹는 아이들을 데리고 가서 배부르게 먹기에는 지갑이 불안한 곳이다. 가격에서 오는 불안감을 없애고 마음껏 편하게 불고기를 먹을 수 있는 곳이 바로 오늘 소개하는   ' 옛맛 서울 불고기 ' 이다.
 

위에 사진에 나와 계신 사장님이 직접 주방에서 고기 썰고 불고기 양념하시는 것을 매장에 들어가면 바로 볼 수가 있다.
예전 가게에선 홀쪽에 더 가까이 나와서 고기를 양념하시고 계셔서 하얀 수염을 늘어뜨리시고 일하시는 모습을 보면 약간 신선이 고기를 양념하는 것 같은 착각도 들었다 ( 가끔은 수염이 불결해 보인다고 싫어하는 여성분들도 있었음 )
지금은 주방 안으로 들어가셔서 매장에 가도 창을 통해 가끔 뵐 수 있다. 
우선 이 가게의 시그니처는 불고기라 할 수 있다.

보통 성인 3명이 먹는 경우 2인분으로 충분히 식사를 즐길 수 있는 양이다. 고기랑 파를 담아 주실때부터 비쥬얼에서 압도 당하는 느낌이다. 맛 또한 기대를 져버리지 않는 훌륭한 서울식 불고기 맛이다. 지방의 불고기와는 다르게 서울식은 조금은 심심한 맛에 국물이 자작자작하게 담겨져 나오는 불고기이다. 따뜻한 흰쌀밥에 잘익은 불고기와 국물을 넣어서 비벼 먹는 맛은 정말 일품이다.
 
그러나 이런 불고기는 다른 곳에서도 사실 먹을 수 있다. 조금 더 비싼 가격을 내면,,, 사실 이 집의 숨은 시그니처 메뉴는 평일 점심에 직장인들의 발길을 바쁘게 만드는 갈비탕과 무국이다.

13000원에 뚝배기에 넘치도록 담겨져 나온 갈비탕
12000원에 나온 뭇국 - 무는 2조각 나머진 다 고기!

 
이런 가성비 좋은 점심은 정말 오픈런을 해서라도 먹어야 하는 음식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특히 위 사진의 뭇국 같은 경우는 1일 판매 갯수가 정말 한정적이라서  점심시간에 들린다면 꼭 먹어 보길 추천한다. 아쉬운 마음은 갈비탕, 불고기 포장을 해서 집에서 가족들과 먹는 방법으로 해소하면 된다.
포장을 할 경우에는 양이 더 많아지니까 너무 욕심부려서 인원수 대로 포장해 가지 않아도 된다.
 
오후 4시 30분부터는 불고기, 등심이 판매 되기에 점심시간에는 갈비탕과 뭇국, 또는 설렁탕을 드시면 된다.
어느 메뉴를 선택해도 가격대비 실망감은 없을 테니 안심하고 즐기시면 된다.
가족끼리 혹은 직장동료, 친구들끼리 술 한잔 하며 먹기에도 부담없이 좋은 집이다.
다만 너무 어린 아이들이 있는 경우 유아용 체어는 구비 되어 있지만 자리가 협소하고 주변이 시끄러운 관계로 포장을 추천한다.
오늘처럼 봄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쌀쌀한 날엔 따끈한 불고기에 맛있는 밥으로 한끼 식사를 즐겨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돌아가신 아버지를 모시고 꼭 한번 가려고 했지만 아버지댁과 너무 멀어서 차일피일 미루다 보니 결국 못드셔 보시고 눈을 감으셨다. 돌아오는 아버지 기일엔 이 집의 시그니처 갈비탕을 아버지 상에 올려 드려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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