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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리뷰

이동갈비 원조 ( 이동갈비 골목에서 제일 오래된 집!)

by Atom 선생 2023. 2. 10.

아무 계획도 해야 할 일도 없는 월요일. 늦잠은 절대 못자는 나는 남편을 흔들어 깨웠다.

이런 날은 어딘가 나가야 할 것 같아서...애들 (애들이라고 하기엔 다 성인 --)은 데려갈 수 없으니 가까이 계시는

시어머니를 모시고 어딘가 바람이라도 쐬러 가자고 졸랐다. 

그래서 결정 하고 차를 움직인 곳은 포천이었다.

남편의 둘째형이 군생활을 했던 곳이어서 어머니께는 젊은 날의 추억도 있으시고 아버님과 가끔 갈비 드시러 가던 곳이라고 말씀하셨다. 우리 부부도 일전에 골프를 친후 한 두 번 정도 방문 한 적이 있어서 낯설지 않은 곳이었다.

강서구에서 포천을 네비게이션에 찍어 보니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리진 않았다. 서울 -문산 간 고속도로의 개통 탓인지 지루하지 않게 도착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1시간 가까이 운전 후 우린 식당에 도착 할 수 있었다. 거대한 느티나무가 지붕을 뚫고 하늘로 솟은 가게 모습은 갈비 골목에서 위풍당당함을 드러 내고 있었다. 1층에 차를 주차 하며 창업주이신 할머니와 눈인사를 한 후 식당 안으로 올라갔다. 식사는 모두 2층에서 가능 하다 ( 화장실은 1층 주차장 뒤편에 있으므로 도착 후 먼저 다녀 오는 편이 낫다 ^^)

 

테이블에 앉자 친절하신 아주머니가 주문을 받아 주셨다. 우리는 작은 개울이 보이는 창가에 앉았다. 겨울이라 창밖에 눈이 아직 그대로 쌓여있고 삭막한 풍경이지만 나름 운치 있는 모습이었다.

 

성인 3인이 갈비 3인분

양념된 갈비가 테이블에 셋팅 되면서 여러가지 반찬 들도 같이 준비가 되었다. 이 집의 시그니처라 할 수 있는 동치미는 작은 항아리에 표주박이랑 같이 담겨져 나왔다. 시원하고 너무 달지 않은 맛이 얼마전까지 답답하게 명치 쪽을 누르고 있던 무언가를 쏴악 밀어 주는 느낌이었다. 

갈비를 구우며 식당 내부를 둘러보니 나무 줄기가 가게 한 가운데를  차지하고 있었다 

가까이서 보니 나무 둘레에 돈을 여러장 매달아 놓은 모습이 보였다. 이 가게터가 예전에 도깨비 터였고 이 나무는 마을을 지키는 당산 나무 였다는 이야기가 쓰여있었다. 사람들이 자기만의 작은 소망을 담아 꽂아둔 돈들은 사장님이 일년에 두 번 마을 사람들과 제를 지내는데 사용 한다고 한다.

 

큰나무가 소원을 이뤄주는 역할을 하진 않지만 옛부터 지켜온 풍습이고 일단 자연적으로 이렇게 큰 나무를 자르지 않고 매장 내부에 두고 함께하는 모습이 좋아 보였다.

 

고기가 어느덧 익어서 한입 먹어보니 역시나 맛이 탁월했다. 적당한 육즙과 연하기가 불판위의 고기들을 기다리기 힘들게 만들었다. 고기로 어느 정도 배를 채우고 식사로 동치미국수와 된장찌개를 시켰다. 된장찌개는 평범한 맛이었고 동치미국수는 개운하고 깔끔하게 고기 먹은 후 마무리 식사로 좋은 선택이었다.

 

식사를 기분 좋게 마치고 바로 집으로 돌아 오기 아쉬워 근처 백운계곡에 갔으나 동장군 축제가 끝나고 한가하게 방치되었있었고 계곡의 얼음 밑으로 물이 흐르고 있었다. 시간은 이렇게 쉬지 않고 봄으로 또 달려 가고 있었다.

 

마지막 코스는 빵공장 카페 였다. - 하지만 여긴 장소만 클 뿐 빵도 커피도 내부 인테리어도 정말 성의가 없었다. 차라리 가까이에 있던 이디야를 가는 편이 나았을 거란 생각이 든다.

 

서울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 가족들이 맛있는 식사와 하루 코스 힐링을 찾는 다면 포천 이동갈비도 좋은 선택지가 될거라 생각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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