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크루즈에 탑승한 지 5일 정도 지나고 남은 여행지가 몇 도시 남지 않았다. 아쉬움이 밀려오며
하루하루 배안에서 생활이 즐겁고 소중해졌다.
매일 아침마다 먹는 식사가 조금은 지겹기도 했지만 서빙하는 직원들과 소소한 인사말과 이야기들이
여행이 주는 보석같은 추억이 되었다.
크루들은 우리가 한국인이란걸 알고는 "안녕하세요!" 라는 인사말을 한국어로 하면서
레스토랑 입구에서 기타반주로 아리랑을 노래하기도 했다.
식사를 마칠쯤 오늘의 기항지인 - 몰타-에 도착했다.
몰타 공화국(몰타어: Repubblika ta' Malta 레푸블리카 타말타, 영어: Republic of Malta 리퍼블릭 오브 몰타[*], 문화어: 말타)은 남유럽에 위치한 섬나라로 수도는 발레타이다. 공용어로 몰타어와 영어를 사용하며,
주민의 대다수는 셈어족에 속하는 몰타인이다. 이 나라는 아프리카아시아어족의 언어를 유일하게 사용하는 유럽의 나라이다. 문화는 대부분 이슬람 문화의 영향을 많이 받았지만 라틴 문화의 영향도 많이 받았다.
몰타섬은 1530년부터는 성 요한 기사단의 지배를 받았다.
1530년에 스페인의 황제가 일년에 몰타산 매 두 마리를 임대료로 예루살렘의 성 요한의 기사들(Knights of the Order of St John of Jerusalem)에게 이 섬을 주었다.
성 요한 기사단은 오스만 제국의 3만명의 몰타 공격을 700명의 기사들과 8000명의 몰타인들이
막아내면서 여러 교회, 궁전 등을 건설했다. 이런 역사적 흔적들은 도시 곳곳에 유적으로
남아 있다. 특히 성 요한 성당에는 이 기사들의 영원한 안식을 위한 무덤이 만들어져 있었고
유명한 이탈리아화가 ' 카라바조'의 그림 - 성 요한의 참수-가 걸려 있다.
몰타의 수도 발레타에 있는 항구로 배가 서서히 다가서자 막 '왕좌의 게임'이 시작될 것같은 풍경의
도시가 한눈에 들어왔다. 솔직히 개인적으로 이번 크루즈 기항지 중 가장 기다리고 기대한 도시가
나에겐 몰타였다. 이전부터 관심이 많은 나라였고 게다가 'BTS'가 본보야지를 촬영 했던 곳이어서
아미(army)인 나로선 꼭 가보고 싶은 곳이었다.
항구에 도착해 미리 예약한 한국인( 몰타에 사는 교민 ) 가이드와 만나서 도보로 도시를 여행했다.
시간이 많지 않아서 다른 섬을 가 볼 수는 없기에 발레타만 걸어서 관광해 보기로 했다.
처음 간 곳은 거대한 성벽위에 어퍼바라카 정원이었다. 이 정원을 따라 나가면 도심과 연결이 되도록
설계가 되어 있었다.
몰타의 관공서와 메인 광장을 지나자 나타난 동상은 몰타를 지킨 기사 '발레타'의 동상이었다. 이 기사의 이름을
따서 수도 이름을 발레타라고 정했다고 한다.
동상을 지나 계속 걸어 드디어 몰타의 역사의 중심 - '성 요한 성당'에 도착할 수 있었다.
미리 가이드가 예약을 해 주어서 우리는 편하게 시간에 맞춰 들어갈 수 있었다.
성당 내부에 들어서자 온통 황금빛의 장식들과 기사들의 무덤이 양쪽 벽을 꽉 채우고 있었다.
각 기사들의 가문에서 경쟁하듯 자신들의 수장의 무덤을 호화롭게 그리고 개성있게 만들어
두어서 중세시대 미술품을 보는 기분이었다.
그러나 이 성당에 온 가장 큰 목적은 위에서 말한 '카라바조'의 그림을 보기 위해서 였다.
우리 부부는 중세 화가들 중 카라바조를 상당히 좋아하고 있다. 물론 개인적인 그의 인성은예술과는
별개로 치고 있다.
아무튼 이 성당에 있는 그의 그림을 실제로 볼 수 있다는 이유만으로 몹시 흥분하며 성당안 이곳 저곳을
살펴 보았다.
드디어 직접 보게된 ' 성 요한의 참수' 라는 작품은 선명한 명암과 햇빛의 묘사 , 그리고 당시 시대적 의상을 성서 이야기에 맞춰 그린 모습이 너무도 생동감 있었다. 특히 참수된 요한의 창백한 얼굴, 참수를 행하는 사람의 팔 근육 등 한참 동안 그림에서 눈을 뗄 수 없었다. 또한 이 그림은 카라바조가 남긴 그림 중 가장 사이즈가 큰 그림이기도 하다.
또 한점의 카라바조 그림은 바로 ' 성 제롬의 글쓰기' 라는 작품이다. 이 그림엔 유일하게 카라바조의
서명이 그림 하단에 존재 하고 있다.
중세 미술에 큰 영향을 끼친 화가의 대작을 실제로 보니 알 수 없는 전율이 몸을 따라 흐르는듯 했다.
성당을 나와 도심 한가운데 상가들이 밀집된 곳으로 갔다.
이곳에도 성당 만큼 중요한 장소가 있었다. - 바로 BTS 멤버가 귀걸이를 샀던 쥬얼리 샵이 있기
때문이다.
가게에 들어서자 주인이 ' Are you BTS army?" 냐고 물었다. 얼마나 많은 팬들이 왔길래...
yes라고 답하자, 주인이 나에게 운이 좋다며 오늘 딱 한점 남았다고 귀걸이를 보여 주었다.
방탄 '뷔'가 착용했던 귀걸이와 '진'이 착용했던 목걸이 팬던트를 구입하고 뿌듯한 마음으로
가게 밖으로 나오니 남편과 같이 동행했던 친구부부가 나를 감탄 어린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이 나이에 덕질이라니...하지만 행복은 사소한 것에서 오는 것이라 다짐하며 소중하게 쇼핑백을 들고
다음 장소로 이동했다.
한참을 가이드에게 도시에 얽힌 여러 이야기들을 들으며 걷다가 멋진 계단이 보여서 설정샷도 한번
찍어 보았다.
시간이 더 있었다면 ' 고조섬 ' 도 가서 즐길 수 있었을텐데 짧은 정박 시간으로 인해 다시 배로
돌아와야 했다.
끝까지 성실 하게 안내해준 한국인 가이드와 서울에서 만나자는 약속을 하며 헤어졌다
배가 항구를 떠나기 위해 기적을 울리자 도시에 하나 둘씩 불빛이 반짝이기 시작했다.
멋진 그림과 중세시대 건물, 그리고 나만의 추억을 만든 몰타 여행이 이렇게 끝나고 있었다.
꼭 다시 오고 싶은 나라 몰타- 3번째 기항지 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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